본문 바로가기

의류

생활 한복 - 아동용

제 한복을 만들고 나니 스물스물 딸래미와 커플룩을 하고 싶어졌어요. 회색 데라 원단은 어린이가 입기엔 칙칙하기도 했고 남은 원단도 없어서 집에 있는 꽃무늬 원단을 꺼냈습니다.

이 꽃무늬 원단은 일본 Moda사의 Regent street 시리즈 중 하나예요. 론(lawn) 원단으로 면 100%의 60수 원단입니다. 면의 두께는 숫자가 올라갈수록 얇아져요. 10수가 에코백 만드는 캔버스 천 정도이고 20수는 톡톡한 면 정도, 30수-40수는 보통 와이셔츠 정도 되지요. 50수가 넘어가면 여름에 입는 아사 정도로 두께가 얇아집니다.

두께가 얇아지면 당연히 내구성이 떨어지기 쉽겠지요. 쉬폰같은 걸 보더라도요. 하지만 론(lawn)원단은 조금 달라요. 아주 가는 실을 아주 촘촘히 짰기 때문에 얇지만 짱짱해요. 얇기 때문에 드레스나 블라우스를 만들면 찰랑거리는 드레이프성(drape, 옛날 가사 시간에 배웠다는;;) 이 좋지요.

론 원단으로 유명한 곳이 영국의 Liberty입니다. 자료를 좀 찾아보니 이 리버티 백화점이 런던의 Regent street에 있네요. 아마도 그래서 제가 산 Moda의 론 원단 이름이 Regent street 인가 봅니다.

리버티 백화점 직원이 백년전쯤 아프리카 여행을 갔다가 신기한 원사를 발견해서 영국에 돌아와 만든게 Tana lawn이었다고 하네요. 그 원단이 지금껏 만들어지고 있고요. 리버티사의 lawn은 면 100%의 70-100수라고 해요. 저도 샘플로 약간 가지고 있는데 거의 실크같은 면이라고 봐야하더군요. 원사가 얼마나 가는지 몰라요.



영국 리버티 사이트에선 미터당 가격이 23파운드 정도 하네요. 우리나라 정식 수입 사이트에 보니 1/4마에 12000원이었어요. 대충 계산하면 우리나라에서 사면 미터당 오만원쯤 하네요. 국내 면 원단의 열배에 가까운 가격이예요. 😭

몇년 전 '리버티 한복'이라고 해서 이 리버티 원단으로 만든 고가의 맞춤 한복이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었지요. 자잘한 꽃무늬가 주를 이루는 디자인 때문에 한복에 더 어울렸던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튼 론에 대한 설명이 길었는데,
전 리버티 원단으로 한복을 만들 필요까진 못느껴서 비슷한 다른 브랜드 론을 써봤어요. 얇은 걸 감안해서 안정적인 핏일 위해 몸판은 두겹으로 만들어주었고, 깃에도 안과 겉 모두에 실크심지 작업을 했어요.

치마감은 면과 린넨 혼방의 짙은 회색 원단을 사용했고요. 의류용 린넨이라 면으로 치면 30수쯤 되는 것 같아요.


원래 패턴엔 치마 주름을 일일이 잡아주는 거였지만 전 이 과정 건너뛰고 그냥 자잘하게 마구마구 주름을 넣었어요. 150cm 대폭 원단을 폭째로 두개 이어서 치마를 만들었으니 총둘레 3미터의 풍성한 치마가 완성되었네요.



아. 그런데 저고리를 안감 겉감 같은걸로 했더니 만들면서 헷갈리는 바람에 소매를 잘못 달았더군요. 다시 뜯기엔 너무 멀리와서 속고름이 겉고름으로, 겉고름이 속고름이 되는 참사가 발생 ㅠㅠ 그래도 뭐 나쁘진 않아서 그냥 입히려고요.

'의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깊은숲 블라우스  (0) 2018.05.11
프렌치 풀오버 블라우스  (0) 2018.05.09
생활한복 - 성인용  (0) 2018.02.07
infinity scarf  (0) 2017.10.21
치마바지 #2  (0) 201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