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엔 여러가지 재료와 기법을 섞어 만든 가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털실과 토끼털, 가죽, 제취향의 원단을 이용했습니다. 안감은 재봉틀로 만들었어요. 워싱 가죽 손잡이를 달았더니 핸드메이드 느낌이 나면서도 완성도가 높아지네요.
10대일 때 엄마에게 배운게 코바늘 뜨기였습니다. 바늘 한개와 실만 있으면 되는거였지만 제 눈에는 촌스럽게 보였던 게 코바늘로 뜬 편물이었어요. 열심히 떠도 기껏해야 도일리라는 게 어쩐지 쓸모 없게 느껴졌고요.
그래서 대바늘을 독학하기 시작했고 Ravelry와 유튜브를 돌아다니면서 대바늘 스웨터나 목도리 같은 걸 떠봤어요. 페어아일과 케이블을 배우면서 놀라운 뜨개질 세상에 입문했지요. 하지만 늘 아쉬웠던건 대바늘엔 언제나 코가 많이 걸려있다는거였습니다. 제 맘대로 뭔가 시도해선 안될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렇게 대바늘 뜨개를 하다보니 양재를 할 줄 알아야 완성도가 높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고...둘째를 낳고 나서 재봉틀을 배웠어요. 그리고 몇년을 또 열심히 재봉틀로 옷 만들고 소품을 만들었습니다.
몇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 다시 코바늘로 돌아왔어요. 코바늘로도 케이블을 뜰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다양한 입체감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특히나 소품을 만들 땐 대바늘보다 도톰하게 떠지는 코바늘이 튼튼하고 힘이 있어서 더 낫더라고요. 실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막 무겁지 않고요. (면사라면 어쩌면 좀 무거울수도. )
이렇게 코바늘괴 함께 하는 2020년 1월에 갑니다. 정말 한달을 미친듯 뜬 것 같아요. 속도가 빨라서 더 좋은 코바늘. 틀리면 그냥 좀 풀면 되니까. 풀러도 코 하나만 주우면 되니까. 부담없이 자투리실 소진 대작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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